민영의료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은
국민건강권 보장 확대의 길이 아니다.
[기획특집] 의료보험 민영화, 전문가에게 듣는다 1
 
남양주뉴스
▲ 임석영행동하는 의사회 대표     ©남양주뉴스
최근 보험업계와 의료산업화정책을 추진하려는 정부 일각에서 민영의료보험을 더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다양하고 고급화된 수요를 충족하고, 국민건강보험의 낮은 의료보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민간의료보험 상품은 대부분 ‘실손형’ 보험으로서 가입자가 부담한 진료비 실비를 보장해주는 형태이다. 이 외에도 특정질환이 진단될 경우 정액이 지급되는 형태가 암보험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민간의료보험 상품 실태를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2005년 현재 성인의 50%이상이 민간의료보험 상품을 구매하였으며, 가입자가 부담한 월 평균 보험료는 약 1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매년 15%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점점 더 많은 국민들이 민간의료보험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하게도 국민건강보험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6년 현재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약 65%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일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지출된 의료비의 35% 금액을 건강보험료를 낸 것에 추가하여 국민이 직접 돈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임을 보여준다.

그럼, 이러한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의 부실을 치유 또는 보완하는 적절한 방법인가? 그리고 의료비에 대한 국민 부담을 줄이고, 의료보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가? 의사인 나의 대답은 ‘아니요’이다.

우선, 의료보장 확대를 위해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2005년도 민간의료보험의 시장 규모는 약 7조 5천억 원인데, 이는 2006년 국민건강보험 재정(약 23조)의 약 1/3 규모이다. 만일 이 돈을 국민건강보험으로 흡수하여 이용할 경우 암이나 심장질환 등 중증환자와 백혈병 등 희귀난치병환자를 모두 무상으로 진료하고도 남는다. 이는 공보험인 건강보험을 통해서 보다 적은 국민 부담으로 보다 더 많은 의료서비스 보장을 이룰 수 있다는 일 예라 할 수 있다.

둘째, 다양하고 고급화된 의료서비스가 과연 어떤 서비스를 말하는가 하는 문제를 떠나, 민간의료보험이 의료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한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보장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는 가입자와 비가입자, 특정상품 가입자와 비가입자 사이에서 의료 이용의 차이를 낳을 것이며, 이 결과 건강수준의 불형평성을 악화시킬 것이다.

셋째, 건강보험의 보장성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재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 관리조직 및 의료공급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것을 전제로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을 구매한 계층은 이러한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오히려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민간의료보험에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보장성 확대를 위한다 하더라도 건강보험료 인상에 일단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처럼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는 건강보험을 부실한 상태로 나두거나 더 부실하게 만들 수 있다. 역설적으로 의료소비자인 국민은 그에 따라 더더욱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이에 따라 점점 더 많은 보험료(건강보험료 + 민간의료보험료)를 내야 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민간의료보험을 부담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사이의 의료이용 및 건강수준의 불형평성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나타날 수 있다. 국민건강권 보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며, 지금은 이를 위한 국민적 동의를 형성해가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점을 분명히 알고, 제대로 된 정책방향을 세워야 할 것이다. 



기사입력: 2008/04/14 [13:35]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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