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킨 시키킨
 
장혜숙
 우리가 처음 살던 곳은 가나가와켄 사가미하라시 神奈川県 相模原市라는 곳으로 도쿄 중심가로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 지역이었다. 남편이 구한 집은 2ldk1) 맨션2)이었는데 집을 고른 것은 남편이었지만,임차인은 남편이 다니는 회사였고 월세3)도 회사에서 지불했다.

 우리는 집을 깨끗이 쓰고 금지사항4)을 잘 지키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그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나무를 깐 마루가 조금만 긁혀도 다다미방에 물을 엎질러도 전전긍긍 집을 모시고 사는 것처럼 마음이 편치 못했다.

 거기에는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일본의 임대사정이 있었다.집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면 다 물어주고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그런데 그 훼손의 정도에 대해 갑을의 입장차이가 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는 않은 것 같았다. 

▲ 낡은 아파트     © 장혜숙
일본 주택은 크게 단독주택과 맨션,아파트5)로 나뉘는데 전세라는 개념이 없고 월세뿐이다.경제적 부담 이외에 외국인이 자기 맘에 드는 집을 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외국인에게 집을 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고 설령 빌려준다 해도 보증인6)이 필요하다. 

 보증이란 뭔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책임을 다 진다는 뜻이므로 부탁하는 사람이나 부탁받은 사람, 양쪽 다 조심스럽다.그래서 보증을 대신 서주는 보험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돈을 더 내더라도 마음 편할지도 모른다. 유학생인  경우 학교가 보증을 서 주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부동산을 통해 집을 소개받고 계약하게 됐다면 월세 한 달 치를 1로 잡고 레이킨礼金7)이 2, 시키킨敷金8)이 2, 부동산 소개비가 1, 보증에 필요한 돈까지 합쳐서 그러니까 월세가 10만 엔이라면 돌려받을 수 없는 돈 약70만  엔이 한꺼번에 나가게 된다.

 여기에 이사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일본의 히꼬시빈보우9)라는 단어가 괜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실감이 난다.최근에는 레이킨이나 시키킨이 없는 집을 소개하는 부동산 회사도 늘어났다고 하는데 형편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 건널목을 지나는 전철     © 장혜숙
동경주변은 덴샤10)가 거미줄처럼 깔려 있기 때문에 요금은 비싸지만 교통은 참 편리하다.역 주변은 상가가 잘 발달해 있는데 이런 이유로 역이 마을의 중심지가 된다. 유심히 살펴 보면 어느 역이나 고방이라고 불리는 파출소,슈퍼,패스트푸드점,편의점,드러그스토어 등이 꼭 모여 있는 것 같다.

좀 큰 역이라면 대형 백화점과 전차역 통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출입하기 가 쉽다.빌려 줄 집을 소개 할 때도 역에서 몇 분이라는 걸 항상 표시한다.당연히 역이 가까울수록 비싸다.

 일본도 이사를 하고 난 뒤에는 이웃에게 인사를 한다기에 옆에  두 집과 아래층 집에 예쁘게 포장된 선물용 타올을 한 장씩 돌렸다. 낯선 외국인의 방문에 놀라는 것 같더니 조심스럽게 받아 주었다.거꾸로 새로 이사 왔다며 장성한 아들,딸까지 데리고 우리 집에 인사하러 온 초로의 신사도 있었다.우리가 외국인인지 모르고 온 듯 했으나 자녀들까지 데리고 인사하러 다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세 닢 주고 집 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는 우리 속담이 있지만 난 어떤 이웃으로 그들 눈에 비추어질까? 설레기도 걱정스럽기도 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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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방 2개에 거실,식당,부엌이 있다는 뜻.
2)철골에 시멘트로 지은 3층 이상의 건물,한국의 아파트와 비슷한 단어다.
3)일본 말로 야칭이라고 하며 한자로 家賃이라 쓴다.
4)애완동물,피아노,소음,못박기,개조 등 금지사항이 많다.
5)목조로 지은 3층 미만의 건물,공동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6)일본인들도 세를 얻을 때는 보증인이 필요하다.
7)집주인에게 예의를 표시한다는 의미로 돈을 낸다.홋까이도北海島, 토우호쿠東北 지역에는 이런 관습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8)일종의 보증금으로 집 수리비 명목으로 받는다.이사갈 때 수리한 금액을 제외하고 되돌려 받을 수 있다고는 한다.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9)이사를 자주 하다가 거지가 되었다는 뜻이다.
10)전차電車의 일본말.


기사입력: 2008/04/21 [18:01]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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