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집 고쳐살기 (3)
 
조영옥
9월 25일
 
학교 마치고 바로 예의리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는 길가는 온통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입니다. 올해는 풍년이라고 그러네요. 흉흉한 민심에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곡수매때문에 또 한판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겠지만요.

멀리 집이 보이는데 뭔가 또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이렇게 맨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산다는게 참 경이롭습니다. 세상에 그럴 일은 없었거든요.  



 


 <집에 들어서자 번듯하게 마루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어휴 그 넓이가 대단합니다. >



 <오늘은 예쁜 굴뚝을 만들어 놨네요.  이렇게 집을 고치는 것은 산과 강이 혼자서 합니다>
 
나날이 간식과  음료수, 술 등을 사들고 들어가 하루하루 변하는 모습을 보는데 목수들은 그렇게 나날이 보니 변하는 것을 너무 더디게 느낀다고 생각하네요. 며칠만에 와보면 엄청 달라져 있을텐데... 하면서요.
 
그런데 저녁에 전화가 왔습니다. 불을 때니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다네요. "거참! 어쩔까요? "하며 묻기에 "어쩌기는... 연기가 나도록 해야지요." " 그러면 구들을 뒤엎어야 하는데..." "엎어야지 어째? 알아서 해요." 그러고 말았습니다. 하나 밖에 없는 구들방인데... 어쩌면 제일 중요한 방인데 방에 군불을 때지 못한다는게 말이 안되는거지요. 산과 강은 알았다고 했습니다.
 
9월 26일
 
구들을 파헤치려니 아직도 방안에 물건을 빼지 않아 작업을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벽보수와 마루에 기둥세우는 작업이 주로 되었습니다. 이제 집의 골격이 거의 갖추어져갑니다. 기둥이 전체 집의 크기를 규정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냥 평면으로 있을 때는 크기의 감이 잘 오지 않았거든요.


 
<기둥을 세웠습니다. 현관쪽을 나즈막하게 하여 문의 위치도 정하였습니다. 처음 생각했을때와 문의 위치가 바뀌었는데 생각해보니 앞쪽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



 <현관문입니다.>



<황토를 뿌리 천정과 벽에 다시 한번 황토를 뿌렸습니다. 몇번 뿌리고 마지막에는 우무가사리 풀을 한번 더 바를거라고 하더군요. >


 
<집으로 돌아가는 길 - 왔던 길로 가지 않고 독점계곡 가는 길로 가보았습니다. 바로 보이는 곧은 길은 은척 황령사쪽으로 가는 길인데 이번에 새로 만들었습니다. 이리로 쭉 가면 성주봉 자연휴양림이 나옵니다.>



<하늘과 구름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바람도 몹시 싱그러웠고요>
 
9월 27일
 
지붕을 나무로 먼저 감쌌습니다. 이 위에 방수포를 덮고 다시 지붕을 얹는다고 하더군요. 정자에서 올려볼 때 이쁘라고 먼저 나무를 한다네요.


 
방을 뜯어보니 구들장이 내려앉아 있고 온통 꺼멍이었습니다. 30여년 불을 땠으니 그을음이 켜켜이 쌓였던거지요. 구들을 전부 들어내고 구들장을 다시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뒷편에 벽돌을 쌓았습니다. 이 위로 뒷편 벽면을 한겹 싸려합니다. 외풍이 심하니 조금 보완을 하려는거지요. 두번째 방에는 저렇게 방의 일부가 벽장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용도를 참 정하기가 힘든 그런 곳입니다. 그 아래로 큰방과 작은방에 군불을 때던 곳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막혀있지만...


 
그래도 집의 모양이 제법 갖추어져 가고 있습니다. 지글지글 장작불 지펴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상상하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9월 30일
 
여러가지 일들이 겹쳐 이틀간 들어와 보지 못했습니다. 뭔가 허전하고 아쉽고 기분이 이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목수 말대로 며칠 만에 들어오니 또 많이 달라져 있더군요. 그러나 번듯번듯 세울때보다 일의 진척이 더딘듯 했습니다. 이제 세세한 부분으로 들어가 더 공이 많이 들어가는 거지요. 그리고 생각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렸습니다. 오늘쯤에는 마칠거라며 일요일을 두번이나 반납하고 일을 했는데 중간에 비도 오고 일이 늦어져 3일쯤에나 마칠까... 그렇게 예상을 하였습니다 그것도 모르지요.
 
나무에 오일 스테인을 먼저 발라 말려서 씁니다.  이런 것도 품을 주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참으로 고마운 목수들입니다.


 
마루 기둥에도 오일 스테인을 칠했습니다.


 

조영옥 기자는 시인이며, 상주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 교육문예창작회장, 한국작가회의 안동지부장을 역임하였으며, 시집으로 '해직일기' ' 멀어지지 않으면 닿지 않는다' '꽃의 황홀' 등이 있다.
 

기사입력: 2008/10/04 [19:46]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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