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집 고쳐 살기 (5)
 
조영옥
10월 4일 토요일 
정자 난간과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투바이포 목재란 것이 제일 싸고 간편한 목재인데  그것으로 이렇게 이쁘게 멋을 냅니다. 목수의 아름다운 마음과 손을 느낍니다.
 


 

 



 정자 난간에 기대어 바깥을 내다보면 누렇게 익은 들판과 단풍이 곱게 물드는 산이 보입니다.

 


 화장실과 창고의 앞면입니다. 같은 목재라도 이렇게 스테인 색깔을 달리해서 오묘한 멋을 부렸습니다.
 


 부뚜막에 앉아 불때는 곳을 만들고 있습니다. 여럿 둘러 앉을 수 있는 공간처럼 보입니다.
 


 우리집 고양이 '블랙'입니다. 전에 살던 귀농가족의 고양이인데 고양이는 자기 집을 지킨다누만요. 이사간 집에 데려가도 금방 제 있던 곳으로 돌아온다는 거지요.그래서 이 고양이는 거의 우리 고양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개를 여럿 키우던 집에 살던 고양이라 제가 개인줄 아는 것같아요. 그냥 다가와서 부비고 애교를 부리는 것을 보면 말이죠. 나는 개나 고양이나 동물 키우기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데..이렇게 나날이 보니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습니다. 여기 오면 제일 먼저 블랙이 어디 있나?....하면서 살피니까요.
 
4일 저녁에는 목수들을 상주시내 횟집으로 모셔갔습니다. 매일 집에서 돼지고기만 구워 먹었는데, "그래도 회 한 접시는 해야 하지 않겠나" 하면서 말이죠. 회가 그런대로 괜찮아 우리는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1차만 할 수 없다 하여 또 생맥주집에 가서 맥주도 한참을 마시고 헤어졌지요.
다음날 가보니 목수들이 모두 누워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이 없더군요. 하루 푹 쉬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10월 6일은 내가 서울에 출장을 갔다가 7일 새벽에 돌아왔습니다. 집 짓는 것을 이틀을 못보니 아주 궁금하고 마음이 이상하더라구요. 중독되었나보죠.
 
10월 7일 화요일
 


 부뚜막 공간이 점점 모양을 갖추어 갑니다.흙으로 모양을 만든 뒤 흙벽돌로 마감을 하는 광경입니다.
 


 뒷간의 덮개를 만들었습니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덮개입니다. 이게 얼마마다 한 번 열릴지는 모르겠네요.
 


 드디어 샷시를 달았습니다. 마루만 보았을 때는 아주 넓게 느껴졌는데 지붕을 평평하게 하고 샷시를 다니 집이 더 밀려들어간 느낌이 나고 더욱 아담해졌습니다. 마루라기 보다는 거실공간이 되었습니다. 투명 덮개가 되어 누워서 천정으로  하늘의 별을 볼 수 있습니다.
 


현관문이라고 하니 이상하긴 한데 어쨌든 현관입니다. 여기로 들어가게 되는거지요. 아마도 바깥으로 잠그는 곳도 여기가 되겠죠.
 


 부엌쪽에서 통하는 문입니다. 부엌에서 바로 방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주 힘들게 되어 있습니다. 차라리 바깥으로 나와 들어가는 것이 더 편할 것 같네요. 그쪽으로는 음식만 올리고요
 


 최근에야 그 존재를 알게 된 돌배나무 입니다. 엄청 커서 정말 '이화에 월백'하니....한수 읊을 마음이 동하게 생긴 그런 나무입니다. 그런 날 한잔 하자고 여러 사람들에게 귀뜸을 해 놓았습니다.
 


 뒷집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들깨 타작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길거리에 온통 타작입니다. 이제 곧 나락도 다 빌거고 곶감 한다고 정신없게 생긴 우리 마을입니다. 그런가하면 길가에 쑥부쟁이 구절초 정신없이 피어 있습니다. 가을의 정취도 느낄 사이 없이 시간은 잘도 갑니다.
 
10월 8일 수요일
 
내서 우리 학교 근처에 짬뽕을 아주 맛나게 하는 중국집이 있습니다.
어제 이런저런 이야기끝에 그 말이 나왔는데 오늘 당장 실행을 하였습니다. 지붕에 얹을 아스팔트 싱글이 모자라 시내에 사러 나온 김에 짬뽕을 먹자는 거지요. 남편도 들어오고 일하던 사람들은 나와 또 모두 모여 탕수육과 짬뽕으로 좋은 점심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생각하니 더욱 마음도 간절해 지는 것 같더군요.



 부뚜막이 정돈되었습니다. 쫑겨 앉으면 여섯 사람도 앉게 생겼습니다. 여기서 뭔가 모의를 해도 괜찮을 거 같네요.
 



 
 


 드디어 지붕을 덮었습니다. 여늬 정자처럼 아스팔트 싱글을 덮었는데 이게 정자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정자의 길이가 늘어나는 바람에 아스팔트 싱글이 모자라 좀 더 사와서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앞들입니다. 벼는 익을대로 익어 고개 숙이고 건너편 산에는 단풍이 물들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목수일은 끝나고 목수들은 떠날 것입니다. 나머지는 또 다른 사람들의 몫, 그 가운데는 내 일도 있습니다. 방 도배도 하고 청소하고 전기시설도 좀 더 정리해야합니다. 퇴근 후 문경 한지공장에 가서 벽과 문,  바닥에 바를 한지도 고르고 조명집에 가서 전구도 사야겠습니다.
 

조영옥 기자는 시인이며, 상주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 교육문예창작회장, 한국작가회의 안동지부장을 역임하였으며, 시집으로 '해직일기' ' 멀어지지 않으면 닿지 않는다' '꽃의 황홀' 등이 있다.
 

기사입력: 2008/11/17 [12:07]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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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08/11/17 [23:59]
저도 한옥에서 한 30년을 살아 봤는디..그런데 님께서 말씀하신데로 부엌과 방또는 거실과는 동선이 좋아야 살림하는데 편합니다..또한 정자를 왜 푸세식으로 했는지..여름에 냄새와 파리 장난이 아닐텐데..겨울에는 추위땜시 얼어서 인분이 산처럼 올라옵니다..ㅋㅋ..글구 볼일 다 끝나면 엉덩이 얼어 있어요..또 나이드신분들 뇌출혈도 ..정자에서 음식먹거나 낮잠을 즐길때..파리 땜시..인분 냄새 땜시...혹 집안도 푸세식인가요..정화조 설치되어 있다면 같이 연결하면 좋았을 것을..아님 정화조 지금이라도 설치하시는게..변기랑 이것 저것 다해서 2백(인건비포함)이면 충분할텐데..글구 공사비가 꽤 드셨을 것 같은디..공사비 내역은 공개 안하시나요..전 자칭 맥가이버라..제가 혼자 다합니다...전기, 타일, 정화조, 변기, 도배, 장판, 목공..왠만한 공구다 있죠..용접기 까징..공사비 내역중에 인건비가 젤 많이 들어갈 껍니다..저도 그래서 혼자 하다보니 다 하게 되었죠..암튼 좋은 사진과 글 좋은정보 재밌게 읽고 갑니다..제가 전에 살아본 경험으론 이것 저것 아쉬운 것이 꽤 있는데 사람 살아가는 취향이 다 다르니 제가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실 수 있고 제가 좋아하는것을 싫어 하실 수 있ㅇ니..아궁이 벽돌보니 한줄로 했는디..나중에 사용하다 보면 이것도 쉽게 떨어지는 얇게 조적했네요..암튼 항상 기대되는 수기 중에 하나입니다...이것 땜시 자주 들러요..자주 올려 주세요..기대 만땅..나중에 함 시간되면 인사라도..공사 다 끝나면..(목수 아자씨들한테 혼 날까봐서리..)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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