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집 고쳐 살기 (7)
 
조영옥
목수가 떠난지 한달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이루어진 일들은 아주 사소한 듯, 그러나 꼼꼼하게 챙겨야 할 일들이 이루어졌습니다. 두명의 목수가 가고 두명의 목수가 남아서 나흘쯤 일하였습니다. 화장실 보완, 온돌방 벽 보완하기, 물받이공사, 뒷벽 단열하기, 전기공사 등등 일들을 마치고 목수가 갔습니다.
 
나머지 일들은 우리 차지였습니다.
일단 방에 도배를 하고 장판을 바르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방을 꾸며야 뭐라도 들여놓고 사는 집 같이 될 것이니까요. 벽과 문틀은 한지를 사서 바르고 천정은 일반 벽지를 바르기로 했습니다. 목수 말이 너무 비싼 벽지를 바르지 말고 싼 것을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비싼 벽지는 코팅을 하여 비쌀 수록 인공적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일 얄편한 벽지를 샀습니다. 바닥도 남들처럼 광목에 황토물 들여 바르고 그 위에 콩땜을 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만 도저히 우리 힘으로 될 것 같지 않아 그냥 기름종이 장판을 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부부는 거의 매일 오후에 예의리에 들어가 도배를 하였습니다. 거의 매일이라 해야 열흘 정도이지만....
 
풀도 끓여서 벽을 바르려하니 참 어렵더군요. 흙은 한편으로 배타성이 강하여 종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어루만져야 비로소 하나가 되는 자존심 강한 존재라고나 할까요. 방문에 한지를 바를 때는 너무나 쉬웠는데 온돌방 흙벽에는 참 힘들게 초배지를 바르고 그리고 한지 벽지를 발랐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더뎌서 하루에 방한칸 초배지 바르는게 고작이니 방 4 개에 걸리는 시간이 얼마이겠습니까? 
 
세월아 네월아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우리는 쉬임없이 하염없이 그렇게 집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래도 외양은 만들어 졌으니 남들은 집을 다 고쳤다 그러지요. 살려고 마음 먹으면 살 수 도 있어요. 방에 불 잘 들고 이불만 있으면 뜨끈뜨끈한 방에 몸 지질 수 있으니 언제라도 살 수 있는 집이 되었습니다.
어느새 가을도 다 가고 겨울이 오네요.
 


 <여자화장실 변기 안에 이런 플라스틱 골판을 장치했습니다. 대변을 쉽게 제거하기 위한 장치이지요>
 <남자화장실 소변기는 이런 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얼마간 모이면 물을 타서 밭에 뿌리면 된다네요. 질 좋은 요소비료이지요>


                      <단열을 위하여 뒤벽을 덧대고 물받이 공사를 하였습니다>


                  <본체와 단열벽사이를 이렇게 나무로 메꾸었습니다. 문을 하나 덧대야하겠지요>


 <부엌에 있는 환기창입니다. 이렇게 한쪽은 환풍기 설치를 하여 막혔고...>


 <한쪽은 외풍을 막기 위해 닫을 수도 있고 또 위의 고리를 풀면 열릴 수도 있게 만들었습니다.>


 <부엌 쪽문인데 사용하지는 않는 장식문입니다. 황토물을 벗기니 아주 정겨운 우리문이 되었습니다.>


 <자갈을 깔았습니다. 마당을 깐다기보다 정자와 마루의 기둥부분 기초를 다지는 작업이더군요.


 <마루 중간에 등을 하나 달았습니다. 근데 하나로는 부족한듯 합니다 . 마루가 워낙 넓어서리...>


 <벽 모서리에 앉아 있는 세월입니다. 아마도 30년전부터 벽을 바를 때마다 덧칠되어 이렇게 두터운 종이 벽이 되었겠지요. 세월을 느끼면서 한부분은 이렇게 놔두고 싶습니다>


 < 먼저 앉아 있는 이런 부속품들이 벽을 바르는데 장애가 됩니다. 벽도 흙벽이 고르지 않아 솜씨 서툰 주인과 3박자를 이루어  모양이 이렇습니다.>


 <초배지 발라 놓았던 것이 떨어집니다. 다시 흙벽쪽에 풀칠을 하여 붙여봅니다. 흙은 참 까다롭고 오만한 것 같습니다. 한없이 넓은 어머니 마음 대지와는 또 다른 속성입니다.>


 <흙벽은 모서리가 정확하지 않습니다. 비뚤거리니 벽지도 맞출수가 없습니다. 우굴쭈굴 하니 벽을 바르는 사람의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만...어쩌겠습니까..그런대로 살아야하고..또 살다보면 지혜가 생기리라.봅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래도 벽 바르고 천정도 바르고 하였습니다. 흐뭇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아직 장판 바를 일이 남았지만 그래도 거의 다 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벽 바르다 남편은 피곤하다며 잠시 잠들고 나는 감나무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근데 이렇게 냉이가 올라와  있더군요. 이 추운 날에 새파란 냉이가 향기를 풍기며 다가오더군요. 얼마쯤 캐었습니다. 살짝 데쳐 된장 풀어 국을 끓일 참입니다.>
 <짬 날 때마다 떨어진 돌배를 주웠습니다. 일반 배보다 돌배로 즙을 짜면 약이 된다는군요. 올해는 돌배와 도라지를 ?고 배즙을 짜 볼 생각입니다. 아주 알뜰하지요? ㅋㅋㅋ.>


 <가을이 무러익었습니다.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 잎은 다 지고 산도 색을 잃어갑니다. 마지막 화려한 산을 배경으로 우리 집이 앉아 있습니다. 처음 올렸던 사진과 비교를 하니 참 그렇습니다. 사람의 손이 이렇게 모든 것을 다르게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과 집이란 무엇인가? 집을 고치면서 어쩌면 자신의 삶의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정자에서 쉬어가고 넓직한 마루를 이용하기도 하고 .....그렇게 되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영옥 기자는 시인이며, 상주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 교육문예창작회장, 한국작가회의 안동지부장을 역임하였으며, 시집으로 '해직일기' ' 멀어지지 않으면 닿지 않는다' '꽃의 황홀' 등이 있다.
 

기사입력: 2008/11/17 [12:15]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애독자. 08/12/22 [06:18]
좋은 글 재밌게 읽는 사람입니다.. 지난번에도 제가 글을 남겼지만...도배는 보통 합지를 많이 쓰죠 실크나 합지 장폭 이런것은 쬐매 비싸고..합지보다 싼 도배지는 겉의 페인팅이 조금만 지나면 부슬부슬 떨어져 나와서 비추입니다. 저도 도배만 20년을 해서.. 지금은 안하고 걍 도배사 한테 시킵니다..보온판넬은 잘 하신것 같아요..겨울에 난방비 장난아니죠. 그런데 이와이면 겉면이 무늬 들어간 걸로 했음 아주 보기 좋았을텐데요..샌드위치 판넬로도 안보이고 가격차이도 그리 많이 안나고..고풍스런 시골집 분위기랑 아주 잘 맞았을텐데요..글고 사시다 보면 단열 차이 땜시 곰팡이 나시는 부분이 생길 겁니다..그럼 나중에 단열 처리 하심 되고요..저도 마눌이 중딩 교사라..나중에 다시 글올리죠.. 수정 삭제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