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무남북(佛性無南北)
[글모심 생각나눔]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범상스님
 
남양주뉴스
불성무남북(佛性無南北)의 고사는 5조 홍인과 혜능의 첫 만남에서 이뤄진 것으로 선림(禪林)에 널리 알려진 유명한 선문답이다.

홍인화상이 제자가 되겠다며 찾아온 혜능에게 물었다. “너는 어디에서 온 자이며, 나에게 무엇을 구하고자 이렇게 찾아왔느냐?” 혜능이 대답했다. “저는 영남에 사는 신주 백성으로, 화상을 찾아온 것은 다른 어떤 것도 구하는 바 없고 오직 부처가 되고자 함이올 뿐입니다.” 홍인화상이 힐책하는 어조로 반문했다. “너 같은 영남의 야만인이 어찌 감히 부처가 될 수 있단 말이냐?” 그러자 혜능이 대답했다. “사람에게는 남북의 구별이 있을 수 있겠지만 불성에야 어찌 남북의 분별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비록 야만인인 저와 화상의 신분은 같지 않습니다 만은 불성에야 어찌 차별이 있겠습니까?”

이 선문답은 모든 중생은 본래부터 부처가 될 수 있는 종자[佛性]를 가지고 있으며 불성(佛性)에는 그 어떤 차별도 있을 수 없다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의 절대평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불성무남북의 선문답을 통일논의에 대비해본다면 “남과 북은 정치이념에는 분별이 있을 수 있으나 역사와 민족이 염원하는 통일에는 그 어떤 차별도 있을 수 없다”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따라서 통일을 이뤄감에 있어 ‘6자회담’, ‘천안함사건’, 팍스아메리카나를 꿈꾸는 ‘미국의 극동지배전략’ 등이 차별적이고 가립(假立)된 것이라면 역사·민족·문화의 동질성은 차별될 수 없는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것이 된다.

그러므로 통일논의는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언제나 본질이 되는 민족적 입장이 우선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분단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립된 허구가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만해 한용운은 조선독립(朝鮮獨立)의 서(書)에서 군국주의가 우승열패(優勝劣敗)·약육강식(弱肉强食)의 이론만을 만고불변의 진리로 내세우고 있음을 개탄하고 “강대국 즉, 침략국은 군함과 총포만 많으면 스스로의 야심과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도의를 무시하고 정의를 짓밟는 쟁탈을 행한다. 그러면서도 그 이유를 설명할 때는 세계 또는 그 지역의 평화를 위한다거나 (중략) 침략을 받는 자들의 행복을 위한다거나 (중략)”라고 제국주의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리고 <민족의 자존성>에 대해서는 “어떤 민족이 다른 민족의 개입에 대해서 배타성을 가지는 것은 같은 민족끼리는 저희끼리 사랑해 자존(自存)을 누리려고 함이며, 이것은 자연적인 것으로 이때의 배타성은 자존의 범위 안에서 남의 간섭을 방어하는 것일 뿐 제국주의와 같은 침략적인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만해의 지적대로 국제질서는 인류의 자연적 자존 심리에 따라 소련 붕괴 이후 이념적 대결보다는 인종·민족·종교·문화 등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민족의 자존이 강화되고 동질성을 가지는 문화·인종을 중심으로 민족끼리 행복을 위한 배타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통일논의는 금강산 관광 중단과 남북경협의 파행을 시작으로 ‘천안함사건’ 이후 일부라고는 하지만 과거 반공이데올로기에 맞먹는 이념적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육군은 신병을 대상으로 주적교육을 강화하는 등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해의 지적처럼 분단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해방공간에서 총포를 앞세운 미국은 팍스아메리카를 꿈꾸며 대한민국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민족진영을 제거하기 위해 끊임없이 친미반공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냈고 그것을 충실히 따라줄 수 있는 정치세력을 모색해 이승만을 선택했다. 외부세력에 의해서 선택된 이승만 정권은 태생적 한계로 인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도 독재와 테러를 자행했다. 반공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민중을 분열시키고 민족주의진영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이어지는 군사정권들 역시 반공논리로 정권의 모순을 해결하려 했다.

이처럼 민족주의진영이 외세에 의해서 철저히 짓밟힌 것은 민족의 본바탕이 사라진 결과를 초래했다. 북한을 동질성을 가진 민족이 아니라 주적 또는 침략적 지배의 대상으로 교육시키고 있는 정치논리는 혜능과 만해의 가르침에서처럼 분별하고 차별해서는 안 되는 통일 즉, 민족의 자존[불성]마저 희미하게 만들어 버렸다.

미·소양국의 지배전략, 그리고 민족보다는 외세의 입장을 대변해서 입지를 구축하려 했던 세력들의 정치적 성공이 남북분단으로 이어졌으므로 통일은 민족의 본질을 회복한다는 입장에서 민중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현재 정치적 입장을 내세워 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쌀 지원’ ‘이산가족 만남’ ‘금강산 관광’ ‘남북경협’은 민족애(民族愛)와 인류애에 입각해 조속한 시일 내에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기사입력: 2010/09/30 [19:37]  최종편집: ⓒ 남양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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